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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서론 글로벌 게임 시장은 팬데믹 이후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특히 모바일 및 PC 플랫폼이 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AI, 클라우드, VR/AR 등 혁신적인 신기술은 게임 경험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홈코노미 트렌드와 맞물려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세계 4위 규모의 한국 게임 산업은 강력한 IP를 기반으로 한 다각화, 콘솔 시장에 대한 과감한 도전, AI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개발 비용의 상승, 치열해지는 경쟁 구도, 변화하는 규제 환경은 주요 리스크 요인이지만, 동시에 이는 중소 개발사들의 창의성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차세대 여가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며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투자가 유망하다. 1. 게임, 뉴노멀 시대 여가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었고, 여가 시간 활용 방식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원격 근무와 자택 체류 시간 증가는 자연스레 실내 엔터테인먼트 수요 확대로 이어졌고, 게임은 그 중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 중 하나였다. 팬데믹 기간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한 글로벌 게임 시장은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외부 활동 증가로 전체 게임 플레이 시간이 최고점에서 다소 주춤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일시적인 조정일 뿐 게임이 핵심 여가 활동으로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에 대한 전망은 조사 기관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전반적인 성장 추세는 명확하다. 시장 분석 기업 Newzoo는 2024년 글로벌 게임 시장 매출을 1,877억 달러로 추정하며, 2027년에는 2,13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The Business Research Company는 2024년 시장 규모를 3,109억 7천만 달러, 2029년에는 5,628억 7천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더욱 낙관적인 예측을 제시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특히 모바일과 PC 플랫폼이 견인하고 있다. 2024년 Newzoo 데이터 기준으로 모바일 게임은 전체 글로벌 게임 수익의 49%를 차지하며 926억 달러를 기록했고, PC 및 콘솔 게임이 합산하여 51%를 점유했다. 흥미로운 점은 2024년 PC 게임 매출 성장률이 모바일 및 콘솔 부문을 앞질렀다는 사실인데, 이는 콘솔 독점작 감소와 강력한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의 지속적인 인기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콘솔 시장은 2024년 일시적으로 주춤했지만, ‘Grand Theft Auto VI’와 같은 대형 타이틀 출시 및 신규 닌텐도 하드웨어 등장에 힘입어 2025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장의 성장은 단순히 기존 게임의 인기가 지속되는 것을 넘어, AI, 클라우드, VR/AR과 같은 신기술이 게임 경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AI는 게임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NPC(Non-Player Character)의 상호작용을 풍부하게 만들며, 클라우드 게이밍은 고사양 하드웨어 없이도 누구나 AAA급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열고 있다. VR/AR 기술은 사용자에게 전례 없는 몰입감을 선사하며 게임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집에서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게임 경험을 가능하게 하며, 홈코노미 트렌드와 맞물려 게임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 글로벌 전장 속 K-게임, 기회와 도전의 기로에 서다 2024년 기준, 글로벌 게임 시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북미가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소비자 지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Newzoo에 따르면 2024년 북미 시장은 502억 달러(전체 시장의 27%), 미국은 470억 달러, 중국은 45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Allcorrectgames.com은 2024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다시 매출 1위 자리를 탈환했으며, 게이머 수(7억 2백만 명)에서도 압도적인 규모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미국은 매출 2위(461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플레이어당 지출(ARPU)은 215달러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고액 결제 이용자가 많은 성숙 시장인 일본(ARPU 233달러)과 한국(ARPU 226달러) 역시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면, 라틴 아메리카(전년 대비 +6.2%)와 중동 및 아프리카(MEA, 전년 대비 +8.9%) 지역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신흥 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을 드러냈다. 인도는 게이머 수(4억 1천 9백만 명)로는 세계 2위 규모이지만, ARPU는 3.03달러로 낮아 아직 수익화 잠재력이 충분히 발현되지 않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국 게임 산업은 2023년 기준 22조 9,642억 원(약 23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4% 성장했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7.8%로 세계 4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는 최근 10년간 국내 게임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음을 보여주지만, 성장률은 다소 완만해진 수치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은 2024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가 25조 1,89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IP 다각화와 장르 확장 시도 등을 통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플랫폼별로 보면, 2023년 국내 모바일 게임은 13조 6,118억 원의 매출로 전체의 59.3%를 차지하며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을 유지했고, 전년 대비 4.1% 성장했다. PC 게임은 5조 8,888억 원(점유율 25.6%, 전년 대비 +1.4%), 콘솔 게임은 1조 1,291억 원(점유율 4.9%, 전년 대비 +0.8%)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케이드 게임은 2,852억 원(점유율 1.2%)으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수출의 경우, 2023년 83억 9,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지만, 중국(25.5%)이 여전히 최대 수출국 자리를 지켰고, 동남아시아(19.2%)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중국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여 수출 시장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3. IP, 장르, 플랫폼을 넘나드는 콘텐츠 전쟁 최근 3년간 글로벌 게임 시장은 다양한 장르의 대작들이 쏟아져 나오며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다. 이러한 흥행작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게임 산업의 성공 공식과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FromSoftware가 개발하고 Bandai Namco가 배급한 ‘엘든 링 (Elden Ring, 2022)’은 2025년 5월까지 3,0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2024년 출시된 확장팩 ‘황금 나무의 그림자’는 출시 3일 만에 500만 장이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TGA 2022 올해의 게임(GOTY)을 비롯한 수많은 상을 휩쓸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입증했다. Larian Studios의 ‘발더스 게이트 3 (Baldur’s Gate 3, 2023)’는 1,500만 장 이상 판매되었고, TGA 2023 올해의 게임을 포함 6관왕에 오르는 등 비평가와 게이머 모두에게 극찬을 받았다. Warner Bros. Games가 배급한 ‘호그와트 레거시 (Hogwarts Legacy, 2023)’는 2025년 3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3,400만 장이라는 경이로운 판매량을 기록하며 ‘해리포터’ IP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다. Sony Interactive Entertainment의 ‘마블 스파이더맨 2 (Marvel’s Spider-Man 2, 2023)’는 2024년 4월까지 1,100만 장 이상 판매되었고, 출시 24시간 만에 250만 장이 판매되어 PlayStation Studios 게임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기록했다. Nintendo의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The Legend of Zelda: Tears of the Kingdom, 2023)’은 2024년 12월까지 2,155만 장이 판매되었으며, Metacritic 96점이라는 압도적인 평가와 함께 TGA 2023 최고의 액션/어드벤처 게임상을 수상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도 IP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강력한 자체 IP를 기반으로 모바일, PC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하며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시장 흥행은 IP 파워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가 여전히 주력 매출원이지만, ‘아이온2’와 같은 기존 IP의 후속작 및 신규 IP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크래프톤은 ‘PUBG’라는 글로벌 메가 히트 IP를 중심으로 인도 시장 공략 등 글로벌 확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인생 시뮬레이션 ‘인조이’와 같은 새로운 도전도 이어가고 있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와 같이 웹툰 IP를 성공적으로 게임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 시장 모두 강력한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기존 IP의 성공적인 확장 및 신규 IP의 발굴이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라이브 서비스 운영 능력과 플랫폼 다변화 전략 역시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4. 차세대 여가 혁명, 게임이 이끄는 미래 글로벌 게임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신기술과의 융합은 이러한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핵심 동력이다. 홈코노미 트렌드의 지속과 함께 집에서 더욱 다양하고 몰입감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는 게임 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신기술 기반 성장 전망: AI의 진화: 생성형 AI는 게임 개발의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NPC와의 상호작용, 개인화된 게임 경험 제공 등 콘텐츠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다.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은 이미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개발 비용 절감 및 글로벌 서비스 품질 향상에 나서고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의 대중화: 5G 인프라 확산과 함께 클라우드 게이밍은 시간과 장소, 기기의 제약 없이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게임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다. 2025년 120억 달러에서 2032년에는 최대 1,592억 달러까지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VR/AR 기술의 발전과 메타버스 경험 확대: VR/AR 기기의 성능 향상과 콘텐츠 다양화는 사용자에게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선사하며 게임을 넘어선 메타버스 경험으로 확장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Apple Vision Pro와 같은 혁신적인 기기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2025년 VR 게이밍 시장은 122억 달러에서 최대 245억 달러, AR 게이밍 시장은 185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블록체인과 NFT의 접목: 게임 내 자산의 소유권을 사용자에게 부여하고, 이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및 NFT 기술은 새로운 경제 모델을 창출하며 게임의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P2E(Play-to-Earn)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 기회: 한국 게임 산업 역시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전통적인 모바일 및 PC 온라인 게임에서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콘솔 시장으로의 적극적인 도전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 크래프톤의 ‘인조이’,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등 대형 콘솔 기대작들이 2025년 출시하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강력한 국내 웹툰/웹소설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과 AI 기술을 접목한 개발 효율성 증대 및 글로벌 서비스 품질 향상은 한국 게임 산업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주요 리스크 요인 및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AAA급 게임 개발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며, 이는 중소 개발사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고 대형사조차 신규 IP 개발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극심한 경쟁 환경 속에서 소수의 히트작이 시장을 독식하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에 걸친 대규모 인력 감축과 투자 심리 위축은 산업 전반에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또한, 각국의 게임 관련 규제 환경 변화는 항상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변수다. 한국의 경우, 2025년 10월부터 시행되는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 제도는 국내 기업에게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제공하고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러한 도전 과제들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 한국 게임 산업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창의적 IP 지속 발굴 및 육성: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세계관과 스토리를 가진 IP를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로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술 혁신 주도 및 새로운 게임 경험 창출: AI, 클라우드, VR/AR 등 신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게임에 접목하여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재미와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 다변화 및 현지화 전략 강화: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 유럽, 동남아, 인도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적극 진출하며,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과 사용자 선호도를 고려한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 및 사회적 책임 강화: 과도한 과금 유도 모델에서 벗어나 사용자에게 합리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게임 과몰입 예방 및 이용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며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 5. 결론: 넥스트 레벨 엔터테인먼트, 게임에 투자하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온 홈코노미 트렌드는 게임을 단순한 오락을 넘어선 핵심 여가 활동이자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시켰다. AI, 클라우드, VR/AR 등 혁신적인 기술과의 만남은 게임 경험의 지평을 무한히 확장시키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게임 산업이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 산업은 이미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IP 다각화, 콘솔 시장 도전, 신기술 적극 도입 등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물론 개발비 상승, 경쟁 심화, 규제 변화와 같은 도전 과제도 산재해 있지만, 이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변화와 혁신의 파도 속에서 게임 산업은 차세대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게임 산업이 가진 본질적인 성장 잠재력과 미래 가치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홈코노미 시대의 새로운 여가 문화를 선도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나갈 게임 산업, 지금이야말로 ‘넥스트 레벨’을 향한 현명한 투자를 고려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