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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주의 *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엔딩을 봤다. 사실 엔딩은 6월 초에 보긴 했고 젤다 노트를 이용해 다른 컨텐츠를 조금 즐겼었다. 게임하는 동안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다. 지금은 다시 쉬고 있지만 앞으로도 틈틈이 컨텐츠들 100% 완료할 때까지 즐길 예정이다. 스위치 2가 나오면 빠르게 엔딩을 보려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퀘스트 하나가 안 나와서 시간이 좀 걸렸다. 최대한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지만 어떤 퀘스트인지 알 수도 없어서 헤매다가 결국 검색해 봤다.ㅠㅠ 하늘에 안개 끼고 천둥 치는 섬이 하나 있는데 앞이 아예 보이질 않아서 계속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엔딩을 볼 때쯤 열리나 보다 했는데 이렇다 할 힌트가 아예 없어서 뭔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찾아보니 카카리코에서 주는 퀘스트를 받아야 된다고 해서 가봤지만 퀘를 주는 NPC가 없었고 그렇게 떠돌다가 에피소드 챌린지를 모두 하면 퀘가 뜬다는 말을 듣고 몇 개 남아있던 퀘스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정말 다 깨고 갔더니 퀘스트가 떴다. 다른 사람들은 에피소드 챌린지를 다 안 해도 뜨는 것 같은데 어디서 뭐가 잘못된 건지 지금도 모르겠다. 자연스럽게 진행하면 문제없이 뜬다는데 내가 부자연스럽게 진행했나 보다. 이건 근본 음악이 나오길래 올려보는 영상. 젤다 시리즈에 좋은 음악이 많지만 그래도 근본 음악을 제일 좋아하는데 이렇게 중간중간 메인 테마가 나오면 가슴이 웅장해진다. 아쉬웠던 점 젤다 왕눈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도 꽤 있었다. 물론 엔딩을 보고 나니 아쉬웠던 게 거의 다 상쇄되긴 했지만. 1. 불편한 현자 스킬 조작 야숨에서는 영걸 스킬이 조작키만으로 쉽게 사용이 가능했는데 왕눈은 쓰고 싶을 때마다 말을 건 다음 A 버튼을 눌러서 써야 해서 너무 불편했다. 말이라도 잘 걸어지면 다행인데 말 걸려고 가까이 가면 계속 도망가서 차라리 없는 게 나을 지경이었다. 잡템들 주우려다가 튤리 눌려서 바람에 날아가서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윤돌 불 나가면서 템 구워지고.. 루쥬 눌려서 온 세상이 노래지고 미넬 타기 싫은데 자꾸 타지고 그나마 시드는 생각보다 잘 눌리진 않았지만.. 아무튼 미넬 빼고는 다들 초록색 형체만 있다 보니 급할 땐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여러모로 정신이 혼란했다. 2. 애정이 잘 안 가는 현자 야숨에서는 영걸들 하나하나 스토리가 있어서 영걸들의 노래 DLC까지 하고 나면 각 캐릭터에 더 많은 애착이 갔었는데 왕눈에서의 현자는 애착이 갈만한 스토리랄 게 딱히 없었다. 미넬을 제외하면 전작에서 다 한 번씩 본 캐릭터인데도 안 하다가 키면 “얘 이름이 뭐더라?” 하면서 이름 기억하는데도 몇 초 고민했어야 했으니. 3. 4신전의 반복되는 스토리 신전 스토리는 만들기 귀찮았나 싶을 만큼 복붙마냥 똑같아서 내가 지금 새로운 신전을 깬 건지 어제 깼던 신전을 꿈에서 다시 깨고 있는지 헷갈렸다. 4. 귀찮은 크래프팅 크래프팅은 트레일러만 봤을 땐 재밌어 보였지만 막상 해보니 엄청나게 귀찮았다. 하나하나 다 만들어야 되고 각도 안 맞으면 모양 이상해져서 다시 분리하느라 흔들어서 떼야 되고 블루프린트는 저장도 몇 개 안되고.. 만드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꿀잼이었겠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젤다 야숨과 왕눈은 나에게 쉬엄쉬엄 진행하는 힐링 게임이라 아주 천천히 진행하는데도 불구하고, 크래프팅 하나 때문에 ‘난 역시 성질 급한 한국인 이구나’를 깨달았다. 5. 너무 쉬워진 사당 이것도 크래프팅이 문제! 전작의 사당은 사당 하나하나 독창적이고 재밌었던 것과 달리 왕눈의 사당은 크래프팅으로 깨도록 만들어진 사당이라 일단 재미도 없고 사당 자체도 난이도가 너무 쉬웠다. 6. 귀찮은 지저 지저는 나중엔 적응이 됐지만 초반에 가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중반 넘게까지도 잘 가지 않았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어둠땅 확장팩에 나왔던 지하세계 나락이 떠올랐다. 그때도 나락 나오고 접었는데 나에게 지저=나락이었다. 물론 지저가 비교불가로 훨씬 낫긴 하다. 나중엔 잘 적응해서 열심히 돌아다니며 몹도 잡고 녹슬지 않은 무기도 파밍하며 즐겼다. 좋았던 점 1. 깊어진 스토리 사실 장점은 이거 하나만 말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게 다이기도 하고) 본격적으로 스토리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되었던 건 젤다가 용이되었던 때가 시작인 것 같다. 그 장면이 나올 때 너무 충격을 받았고 슬픔이 몰려와서 울컥하고.. 눈물도 좀 흘렸던가 흘리고 싶었던가 했다. 닌텐도이기에 절대 젤다가 자아를 잃어버린 용이 된 채로 게임을 끝내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젤다가 죽은 것처럼 마음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비교적 단순했던 야숨 스토리에 비하면 왕눈의 스토리는 시작부터 어두웠기 때문에 전반적인 하이랄의 분위기도 괜히 더 무겁게 느껴졌던 것 같다. 무거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론 그런 점들이 게임에 몰입하게 만들고 엔딩에서의 감동도 배로 만들어 준 것 같다. 현자들이 애착 갈만한 스토리가 없어서 아쉬웠다고 했지만 그만큼 젤다와 링크, 두 사람의 스토리가 주가 되는 느낌이라 좋았다. 2. 많아진 컨텐츠 야숨도 할게 적었던 건 아니지만 그 게임이 인생게임인 나로서는 DLC까지 즐겨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왕눈은 그런 부분에서 만족감을 줬다. 일단 서브 퀘스트가 많은 게 가장 크긴 하다. 야숨은 엔딩 이후에 할만한 게 코로그 모으는 거 밖에 없었는데 왕눈은 코로그도 말도 못 할 정도로 많고, 하늘과 지상 그리고 지저, 우물과 동굴까지 탐험할 게 많아서 좋았다. 3. 다양한 몬스터 전작에서 기억나는 몬스터는 라이넬과 가디언, 바위록, 몰드래고, 히녹스 정도이지만 왕눈은 기존 몹들 포함 그리오크나 블록골렘 데그가마 등은 물론이고 보스로 잡았던 몹들도 지저에서 잡을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만났던 독기마는 붉게 물드는 분위기며 브금이며 상당히 공포스럽고 소름 끼쳤던 기억이 난다. 손 다섯 개가 무섭게 다가오는데 어떻게 잡는지 몰라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 내려다보며 망연자실했던 기억이 있다. 4. 소재의 활용 전작에서 거의 쓸모가 없었던 소재들도 왕눈에선 활용도가 생겨서 좋았다. 특히 키이스의 눈알은 너무 꿀템이다. 그 외에 여러 속성 소재들도 화살에 붙여서 사용하면 되니 쓸모가 있어져서 좋았다. 스토리상 무기가 전부 망가져 있어서 새로운 (멋진) 무기 얻는 재미가 사라진 게 처음엔 불만이었는데 그래도 소재를 이용해 데미지 업을 할 수 있는 건 좋았다. 그 외에도 야숨에선 가방이 가득 찼을 때 무기를 제외하곤 버리기가 귀찮았는데 왕눈은 활도 X키로 버릴 수 있는 등 소소하게 개선된 점들도 좋았다. 엔딩 (가논전) 그리고 야숨의 가논보다 왕눈의 가논전이 난이도가 좀 더 올라간 것 같아서 그 점도 좋았다. 오래전이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야숨의 경우 그 당시에 라이넬을 잡을 때보다 최종 보스가 더 쉬워서 허무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 가논전은 가논 자체의 모습도 인간(겔드족)의 형태이기도 하고 컷신에서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적대적인 관계에 더 몰입이 됐다. 특별히 어렵다고 할만한 보스는 아니지만 맞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독기에 휩싸이기 때문에 해품이 요리를 안 가져갔다면 피곤했을 지도. 1~2페이즈가 끝나면 갑자기 가논돌프가 비석을 먹고 흑룡이 되며 3페이즈가 시작된다. 야숨에서 말 타고 화살 쏘던 것과 같은 이벤트성 보스전이라고 보면 된다. 고로 그때처럼 (젤다의 도움을 받아) 아주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마스터소드로 마지막 한방을 날리면 끝! 난 아직까지도 궁금한 점이 보스전에 들어가면 알아서 무기가 마스터소드로 바뀌었던 것 같은데 이때는 보스를 다 잡을 때까지 내구도 없이 검을 쓸 수 있는지 그게 궁금하다. 마스터소드로 마무리하고 싶은데 무기 깨질까봐 계속 다른 무기로 싸우다가 마지막에 바꿨던 나;; 엔딩 예상했던 대로 라울, 소니아, 링크의 힘으로 젤다는 백룡에서 인간인 본 모습으로 돌아오며 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진다. 하이랄 성 지하에서 젤다의 손을 놓쳤던 링크의 모습과 오버랩 되는 엔딩 장면은 기억에 많이 남을 정도로 인상 깊었다. 젤다 왕눈은 원래 야숨 DLC로 출시되려다가 볼륨이 너무 커서 따로 출시된 거라 지상의 모습은 전작의 모습과 똑같다. 그 점이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같은 장소이지만 달라진 모습을 찾는 게 나쁘지 않았다. 하늘섬에서 시작할 때 배경이 너무 화사하고 예뻐서 좋았는데 생각보다 하늘섬에서 할 게 별로 없어서 좀 아쉽기도 했다. 스위치2가 출시되면서 젤다 노트가 나오는 바람에 할 게 더 많아진 것 같아서 좋다. 상당히 많이 한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현재 달성률은 90%가 조금 안 되는 정도로 꽤 할게 남아있다. 빨리 완료하고 야숨 2회차 시작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