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 페이지 : 바로가기
![]()
올드 게이머들에겐 선물과 같은 게임 시리즈, 디아블로. 블리자드의 간판게임 중 하나인 디아블로는 특히 올드 게이머 분들에겐 의미 깊은 시리즈 입니다. 1996년 출시된 디아블로1은 액션 RPG 라는 장르를 대중화 하는대 성공했으며, 간단한 조작과 중독성 있는 게임 구성으로 핵 앤 슬래시(Hack and Slash) 게임의 선구자로서 27년이 지난 지난 해에 출시된 디아블로 4 까지 시리즈의 명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디아블로2가 출시 되었을 때 20대 초반의 인생을 갈아넣어서 즐기다시피 한 게임이었고, 3는 세간의 평가는 복합적이었을 지언정 나름 재미있게 즐겼던 입장에서, 개인적으로는 이번 디아블로 4 또한 엄청나게 기대하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40대를 지나며 훅 떨어진 체력과, 생각보다 많이 부담되는 비싼 출시가로 구입을 잠시 보류하고 있었는데 연말에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할인하는걸 보고 약간 늦었지만 플스5 버전으로 구입하여 100여시간정도 플레이를 해 보았습니다. 블리자드의 게임들은 대체적으로 엔드컨텐츠가 많아 플레이타임이 엄청 긴 편입니다. 100여시간 정도면 아직 초반 겉핥기에 불과하지만, 이번 세일 기간에 구입을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아재 게이머의 시선에서 느껴본 초반 소감과 장단점 등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디아블로 4, 이런 점이 좋다. ● 전작보다 보완된 싱글모드의 스토리텔링 디아블로 시리즈는 게임 장르의 특성 상 스토리의 큰 줄기는 무척이나 간단한 편입니다. 디아블로2, 디아블로3 모두 대악마 디아블로가 누군가의 트롤짓으로 세상에 돌아오고 주인공이 이를 처치하고, 엔딩에서 “나 다시 돌아올 거지롱” 이라는 복선을 남기고 끝. 대략 이런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디아블로에게 도달하기 전까지 분위기가 다른 각각의 액트로 스토리가 나뉘어져 있고, 싱글플레이를 모두 클리어 하면 난이도를 올려서 다시 도전하고, 만랩이 되면 최종 난이도의 스테이지에서 엔드 컨텐츠를 즐기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결국 싱글 플레이는 엔드컨텐츠를 즐기기 위한 튜토리얼 정도로 여겨집니다. 디아블로4 에서도 이런 구조는 동일합니다. 다만, 이번 작품에는 뻔한 스토리를 약간 더 밀도있게 다뤄주고 있고 천사 이나리우스와 악마 릴리트의 대립, 그리고 그들을 추정하는 자들의 인간군상을 입체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뻔하지만 좀더 몰입감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 진행을 보여줍니다. 싱글플레이 볼륨도 제법 커서 하나의 싱글게임으로 봐도 괜찮은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그래픽, 사운드, 타격감… 다방면으로 진일보한 연출 디아블로 3 이후 11년만에 출시한 만큼 당연하지만 연출적인 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3인칭 핵 앤 슬래시 게임 중에서는 최상급의 그래픽과 물리엔진 효과를 보여주고 있고, 기술 사용 시 찰진 타격음이 더해져서 듀얼센스의 햅틱피드백 없이 게임 내의 연출만으로도 최고 수준의 타격감을 보여줍니다. 마을이나 필드에 연출된 각종 그로테스크한 오브젝트는 그 위에 흐르는 BGM까지 더해져 멸망에 가까운 세계의 암울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플레이어에게 생생하게 전달해 줍니다. ●시즌제로 인해 처음 입문하는 유저도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습니다 디아블로 3 부터 도입되었던 시즌제는 분기에 한번씩 리셋되는 일종의 래더 시스템으로, 매 시즌 시작 시 기존의 캐릭터와 아이템은 일반서버로 이전되며 시즌 영역은 추가된 컨텐츠와 새로 조정된 밸런스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매 시즌마다 캐릭터를 육성하는게 싫다면 처음부터 시즌이 아닌 영원의 영역에서 시작을 하시면 되지만, 시즌 전용 컨텐츠와 래더 도전을 위해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시즌 영역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컨텐츠 소모가 빠른 이 게임의 특성상 장점쪽으로 더 작용되는데, 특히 고인물 유저분들이 아무리 고여도 3개월 이상 고일 수 없기 때문에 처음 입문하는 유저들의 진입장벽이 낮은 편입니다. 제가 게임을 구입한 시점은 시즌2의 막바지 였는데, 시나리오 먼저 클리어하고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공부를 하면서 명망작업을 완료할때 즈음 시즌3로 넘어가게 되어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시즌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디아블로 2와 디아블로 3에서 보인 디아블로의 행보를 미루어 봤을 때 디아블로 4도 아주 오랜기간 시즌제와 사후관리를 해줄 것으로 예상되며, 게임 플레이가 취향에 맞는 분들에겐 한번의 싱글게임 구입으로 거의 10년 간 즐길 수 있는 극강의 가성비 게임이 될 것입니다. ●기존 작품에 비해 쉬워지고 덜 지루한 캐릭터 육성과정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의 단점이었던 지루한 캐릭터 육성과정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캐릭터들의 레벨업 속도가 전반적으로 빨라졌고 핵심 기술들을 초반부터 사용할 수 있게 스킬트리가 개선되어 게임 초반부부터 원하는 방향으로 육성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디아블로 2 시절 바바리안이 휠윈드를 배우는 레벨 30 전까지 강타스킬 하나로 몹들을 한땀 한땀 때리던 그 미칠듯한 지루함은 이제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게임 패드 조작성은 아주 편하고 좋습니다 게임 자체가 PC게임 기반이라 게임패드 조작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으나, 직접 해본 바로는 키보드 마우스 플레이와 서로 장단점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게임패드로 플레이 할 때는 아무래도 근접 공격 캐릭터들은 기존 키보드마우스 플레이보다 훨씬 편한 느낌이고, 원소술사의 눈보라나 불의 벽 등 위치를 지정해서 사용하는 광역 스킬 사용에는 불편한 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게임하는 자세가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었고, 아무래도 키보드를 못 쓰다보니 채팅은 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디아블로 4, 이런 점은 아쉽다. ●아쉬웠던 초기 출시 가격 디아블로4 PS5버전 스탠다드 에디션의 출시 가격은 최초 책정된 95,900원 에서 그나마 인하된 84,500원 이었습니다. 물론 답없는 양산형 국산 모바일 뽑기 게임들보단 가성비적인 측면에서 월등히 효율적이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패키지 게임의 가격치고는 너무나도 고가로 출시되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당시 환율이나 물가상승률, 그리고 과거보다 대부분 올라갔을 게이머들의 소득 수준 등등을 감안한 인상된 금액이었겠지만, 평범한 직장 다니면서 용돈 조금씩 모아서 간신히 게임 하나 사는 저같은 경우엔 이 가격이 꽤나 높은 진입장벽이 되었습니다. 다만, 이제 정가로는 팔만큼 팔았다고 판단 했는지 심심찮게 세일을 진행하고 있고, 패키지 버전도 많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니 새로 구입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40% 이상의 할인가로 구입하시길 권장 드립니다. ●아직도 불안정한 서버문제 디아블로 시리즈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출시 초기 서버문제는 이번 디아블로 4에서도 당연히 이어졌으며, 심지어 게임이 출시된지 시간이 제법 지났고 시즌3가 막 시작된 지금도 주말 저녁처럼 유저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약간의 랙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여전히 불안정한 서버관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대급 판매와 고가의 판매가로 수익실적이 엄청났을 텐데 시리즈가 거듭되어도 왜 서버문제는 똑같이 되풀이 되풀이 되는지 게임하면서 답답할 때가 가끔 있었습니다. ●시즌제 도입은 좋았지만 어쩔 수 없는 장르의 한계 저는 아직 게임을 구입한 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았고, 지금도 정말 재미있게 즐기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블리자드는 후속작이 나오기 전까지, 또는 나온 이후에도 시즌제를 이용해서 이 게임에 대한 사후관리를 계속 해줄 것입니다. 적어도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은, 시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컨텐츠와 새로운 아이템을 만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겁니다. 그러나 핵 앤 슬래시 게임은 분명한 장르적 한계가 있습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육성을 마치고 어느정도 장비 세팅을 완료하면 한 두가지 스킬로 비슷한 던전을 비슷한 패턴으로 사냥 하는 작업만 반복됩니다. 시즌이 바뀌어 새로운 컨텐츠가 추가된다 해도, 결국엔 배경과 명칭만 다른 어느 던전 또는 필드에서 전 시즌과 같이 무한 사냥을 하는것이 이 게임의 엔드컨텐츠일 수 밖에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이 일련의 과정을 얼마나 오랫동안 즐겁게 즐기느냐가 이 게임의 수명이 될 것입니다. ●직업간의 밸런스 불균형, 종류가 부족한 유니크 아이템, 있으나 마나 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과거 블리자드는 RTS게임 스타크래프트에서 세 종족간의 절묘한 상성관계를 창조해 냈었고, MMORPG 게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에서는 대규모 공격대를 구성할 때 모든 직업이 빠짐없이 쓰임새가 있도록 황금 밸런스를 만들어 내었던 이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유난히 디아블로 시리즈에서는 전통적으로 밸런스 조율을 잘 못하는 경향이 보입니다. 디아블로 2의 바바리안, 디아블로 3 초반의 악마사냥꾼이 그래왔고 디아블로 4에서는 야만용사와 원소술사가 OP 직업으로 꼽힙니다. 부족한 아이템 테이블도 아쉬운 점입니다. 과거의 시리즈들은 다양한 종류의 세트아이템, 유니크아이템으로 플레이어들을 계속 유혹했습니다. 기존 시리즈들이 필드의 크기나 디자인이 훨씬 더 좁고 지루함에도 유저들이 계속 즐긴 이유는 다양한 보상이 주는 재미 때문이었습니다. 이 밸런스와 보상 문제는 거듭되는 시즌과 추후 대규모 확장팩을 통해서 충분히 개선될 수 있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피부색 말고는 존재의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참 기대했던 기능인데…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총평 디아블로 시리즈는 액션RPG와 핵 앤 슬래시 장르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타이틀이고, 매번 발매될 때마다 무식한 판매량이 이를 증명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디아블로 4는 디아블로 2 보다는 3쪽에 좀더 가까운 느낌이었고 디아블로 3를 좀더 세련되게 다듬은 느낌의 게임이었습니다. 출시 초기에 가격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게임의 플레이타임이나 사후 지원을 예상해 볼때 가성비는 이미 차고 넘치는 게임이고, 특히 할인을 통해 저렴하게 구입해서 즐겨 보신다면 향후 대규모 확장팩 출시후 수년 뒤 까지도 처음에는 진득하게, 나중에는 가끔씩이라도 아주 오래오래 두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입니다. 다만 모든 게임이 그렇듯이 장르에 따른 취향은 분명히 타는 게임입니다. 쉬운 컨트롤과 반복되는 파밍에 매력을 느끼는 분들이 이 게임에 대한 만족도가 좀 더 높을 것입니다. 반복사냥의 몰입도가 디아블로 2 때보다는 좀 떨어지고 약간 더 지루한 느낌인데, 이게 나이먹으며 조금씩 게임에 대한 불감증이 생겨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유명한 수면 유도게임 디아블로 3와 비슷한 느낌으로 게임이 디자인되어 그런 것인지 아직은 잘 판단이 되지 않지만, 출시 초반에 그야말로 똥게임 이라는 혹평을 받았던 디아블로 3를 살려낸 선례로 봤을 때 이번 디아블로 4도 장점은 잘 살려가면서 산재되어 있는 단점들은 앞으로 많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해도 디아블로 4는 훌륭한 게임이 맞는것 같습니다. 디아블로 2때의 재미에 미치지 못할 뿐이죠. 그럼 글 이만 줄이고 아시안컵 축구나 보러 가야겠습니다. 부디 호주전은 재미있는 경기 나오길 ㅠㅠ 주말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