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게임리뷰] 디아블로4, 사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원글 페이지 : 바로가기

에니두 뺑이를 하던 모습이다. 혹시 저 바지가 만용일까 싶어서 기대되는 마음으로 녹화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결국 만용은 아니었고… 그 뒤로 조금 더 하다가 98레벨을 찍고 지금은 거의 접었다시피 하는 중이다. 그래서 왜 첫인상과 달리 멀리하게 되었는가 적어보려 한다. 1) 동기부여와 경쟁심리 자극 요소 부족 서버슬램 때 20레벨을 찍어봤고 그 때 느낀 첫 인상은 날 설레게 만들기 충분했다. 디아3를 했던 나에게 향수도 불러일으켰고, 더 강해질 내 캐릭터가 기대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리액세스를 구입한 나는 6월 2일부터 생업을 이어가는 중에도 틈틈히 시간을 내서 90레벨을 달성했다. 그 때까지는 반복적인 사냥이었지만 그래도 설렜다. “동기부여”가 됐기 때문이다. 70레벨 이전에는 고행 난이도를 가는 것, 그 이후에는 파티원들보다 더 빨리 잡고 싶은 혹은 더 늦게 잡긴 싫은 마음이 동기부여가 됐다. 그렇지만 고행 난이도에서 큰 어려움 없이 사냥하고 또 사냥 속도도 어느정도 나오자 그 때부터 흥미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는 악몽던전의 층수를 올리는 것 정도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건데, 내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딱히 고층이라 해서 아이템의 드랍률이 높은 것 같지도 않았고, ‘샤코’등의 극희귀템을 누구보다 먼저 먹어야겠다는 그런 경쟁심도 타오르지 않았다. 그 템이 없어도 디아블로4 콘텐츠의 대부분은 가능했으며, 악몽 고층의 유저도 대단하다며 박수를 받을 뿐이지 꼭 가야한다는 동기부여와 다른 이에게 뒤쳐지지 않겠다는 경쟁심을 자극하기엔 매력적이지 않았다. 2) 라이트한 게임? vs 하드한 게임? 하드한 유저들의 마음을 타오르게할 요소가 부족하다면 라이트하게 즐기기엔 좋을까? 일단 하드 유저는 그 게임의 커뮤니티나 개인방송을 들락날락하며 온갖 정보를 빠르게 입수한다. 디아블로4는 아이템 파밍부터 필드 이벤트 지옥물결, 명망작 등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제대로된 수행을 하기 어렵다. 디아블로4 각 직업별 데미지 공식 (출처 : 해외 커뮤니티 맥스롤) 데미지 연산부터 제대로 알지 못하면, 레벨이 같아도 캐릭터의 성능은 몇 배까지도 차이가 난다. 정말 좋은 아이템이 떨어져도 분해하거나 팔기 쉽상이다. 알고보면 그리 복잡한 공식은 아니지만, 하루 평균 1~2시간 미만의 라이트 유저들에겐 분명히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게임 내에서 알려주지 않으며 어떤 식으로든 정보를 알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유저들이 직접 알아내야 하는 저런 정보가 향수를 일으킨다는 개발진의 판단 때문이었는진 모르겠지만 라이트 유저에겐 분명히 불친절하고 힘든 게임이다. 그렇다면 향수를 자극해서 하드한 유저들의 화려한 복귀를 의도했는가 하면 그 부분에 있어서도 물음표가 찍힐 수 밖에없다. 앞서 설명한 ‘동기’를 제공하지 않는 부분은 차처하더라도 정복자보드나 데미지연산, 빌드, 성장루트 등이 너무너무 단조롭다. 예를들어 고민을 정말 많이해본 유저라해서 특수한 빌드로 악몽 던전 고층을 정복한다는 등의 플레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쓸만한 유니크 아이템이 너무도 한정적이고 위상 역시 재밌어보이는 위상이랄게 별로 없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옵션 다양성의 부재뿐만 아니라 정복자보드 역시 하드한 유저의 입장에선 정말 단순하고 결국 가장 효율 좋은 보드 빌드는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성장루트 역시 메인스토리를 빨리 밀고, 고행 진입을 최대한 빨리 해서 레벨업을 한 뒤에 아이템 위력이 높은 아이템을 먹는다인데 그 루트를 생각하자면 그냥 쿼터뷰 시점으로 바이오하자드같은 액션어드벤쳐 게임을 스피드런하는 기분이다. 액트를 넘나들며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 게임을 앞세웠던 마케팅과는 분명히 거리가 있다. 결과적으로 라이트 유저를 위한 게임도, 하드 유저를 위한 게임도 아닌 아주 애매한 위치에 포지셔닝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그저 디아블로 IP에 대한 애정으로 플레이를 계속 해나가야하는 게임 그 이상의 매력은 내게 주지 못했다. 3) 가격 그럼에도 디아블로4의 디자인, 그래픽 등의 요소는 정말 훌륭했다. 늘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비교적 잘 돌아가는 게임을 내놨던 블리자드였는데, 이번에는 i5-10400F, RTX-3070의 내 컴퓨터도 엄청난 비명을 지르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으니 블리자드가 정말 공들인 게임이었다는 느낌은 플레이 내내 받았다. 그렇기에 웬만한 규모의 게임사는 만들기 어려운 퀄리티인 게임은 분명하다. 디아블로4: 얼티밋 에디션의 가격 그렇지만 136,400원의 가격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느냐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대작 패키지 게임 두 개를 사고도 남을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인데 개발자금을 먼저 받고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일 정도로 미완성의 느낌이 강한 게임이다. 어거지로 플레이타임을 늘리기 위해서 말 타는 시점을 말도 안되게 늦추는 것부터 게임 완성도에 자신이 없다는 느낌이다. 액트4를 진행해야 얻을 수 있는 탈것은 ‘빨리 레벨업해서 탈것을 타야지’ 라는 동기부여가 아니라 이 넓은 맵을 돌아다니는데 아직도 탈것을 못타게 하네’ 라는 불쾌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블리자드의 잔고 사정을 걱정하는게 아니라면 미완성 게임을 절대 제값 주고는 사지 않기를 권한다. 4) 대책과 기대 차라리 기존 블리자드작 처럼 고사양 PC를 요구하지 않더라도 보기에 불편함 없는 그래픽으로 하되 더 풍성한 콘텐츠를 내놨으면 어땠나 싶다. 물론 지금의 그래픽으로 콘텐츠까지 풍부했다면 정말 희대의 명작으로 남았겠지만, 현실적으로 자본과 시간의 문제가 있었을 것이고 그게 지금 디아블로4 문제점들의 원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히하고 싶은 것은 블리자드가 거짓말을 하진 않았다. 뜯어보니 기대에 못미쳤다는 것이지, 페이투윈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잘 만들어보고자 하는 노력은 분명히 보였다. 그렇기에 블리자드 게임 중 단기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대대적인 마케팅 효과도 있겠지만) 페이투윈 요소가 있다거나, ‘깐포지드’ 급 퀄리티의 게임이었다면 회생불가의 게임과 게임사로 남았을 것이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팬들에게 약속을 지킨 것도 아니지만, 약속을 어긴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블리자드는 아직 한 발 더 남은 상태라는 것이다. 확장팩으로 완성판 디아블로4를 출시한다면 나를 비롯해 디아블로4에 실망했던 유저들은 웃으면서 화낼 것 같다. 진짜 미완성을 내놨던거냐고. 꼭 내가 디아블로4를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신직업과 팬들의 가슴을 불태울 콘텐츠를 포함한 확장팩을 출시할 것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